서론
안녕하세요, 여러분! 아이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자라는 것은 모든 부모님의 바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겪을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거식증은 많은 부모님들의 근심을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거식증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은 음식을 거부하거나 식사 시간 내내 시무룩해 보이기도 하며, 심하면 부모님이 애써 준비한 식단 자체를 전혀 손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럴 때 부모님들은 ‘어떻게 해야 내 아이가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지기 쉽습니다.
오늘은 Vinmec Times City General Hospital의 아동 센터에서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계신 Pham Lan Huong 박사의 자문 내용을 토대로, 아이들의 거식증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겠습니다. 일상 속에서 부모님이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팁과 더불어, 최근 연구에서 제시하는 유용한 정보를 추가하여 더욱 풍부한 내용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전문가에게 상담하기
아이들의 건강과 발달에 관한 정보는 언제나 최신의 신뢰할 수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Pham Lan Huong 박사가 제공한 컨설팅 조언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소아영양, 성장발달 문제 등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아 온 전문가의 견해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Pham Lan Huong 박사는 Vinmec Times City General Hospital 아동 센터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 거식증, 편식, 영양 결핍 등 다양한 어린이 식이 문제를 다루는 권위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어떤 문제이든 아이의 건강 상태나 가정 환경 등에 따라 맞춤형 접근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내용 중 조금이라도 이해가 되지 않거나 더 구체적인 조언이 필요한 경우에는 꼭 가까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혹은 영양 전문가와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거식증은 어린 아이들에게 흔한 질환입니다
부모님들도 아시다시피, 어린이의 거식증은 한 가지 원인만으로 발생하기보다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여 나타납니다. 심리적 요인, 병적 요인, 유전적 요인, 영양적 결핍, 가정환경, 사회·문화적 영향 등 다양한 요소가 거식증 발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거식증의 정확한 발병 기전을 100% 밝혀낸 연구는 없으며, 이는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주제입니다.
아이의 거식증을 의심해볼 만한 대표적인 징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가 음식을 보기만 해도 울음을 터뜨리거나 힘들어한다.
- 특정 음식만 거부하거나, 모든 음식에 대해 전반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인다.
- 음식을 입안에 넣어 두고 장시간 씹지 않거나 삼키지 않으려 한다.
- 평소보다 확연히 적게 먹는다.
- 식사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거나, 식사 중 집중력이 떨어진다.
위와 같은 증상이나 행동이 나타난다고 해서 즉시 심각한 거식증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Holley 외(2020)의 연구(Appetite, 144, 104450, doi:10.1016/j.appet.2019.104450)에 따르면, 부모의 긍정적 식사 유도와 자녀의 거식 또는 편식 행동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존재합니다. 즉, 부모가 아이의 식사를 어떻게 대하고 유도하는지에 따라 식욕 문제의 경중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가장 큰 고민은 “과연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거식증을 덜어줄 수 있을까?”라는 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본문에서 소개해드릴 여러 가지 접근 방법과 일상습관 개선으로도 상당 부분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거식증을 극복하도록 돕는 9가지 방법
부모님이 일상 속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특히 효과가 높다고 보고된 9가지 방법을 중심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2.1 아기가 원하지 않을 때 억지로 먹이지 마십시오
‘밥을 먹지 않으면 혼난다’, ‘밥 안 먹으면 간식도 없다’ 같은 위협과 처벌, 꾸지람, 심지어 체벌 등은 아이가 음식 자체에 대한 부정적 기억을 갖게 하고 거식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식사 시간에 억지로 숟가락을 들이밀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음식에 흥미를 갖고 먹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새로운 음식을 소개하고 싶다면 아침 식사 때 시도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아침에는 밤사이 공복 상태를 유지하다 보니 아이가 비교적 배고픔을 크게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 새로운 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배고픔이 결합되어 성공 확률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음식 적응이 잘 되었다면 점심, 저녁에도 조금씩 확장하여 메뉴를 시도해보세요.
2.2 다양한 메뉴 만들기
아이들은 시각적인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맛뿐만 아니라 ‘어떻게 음식이 꾸며져 있는가’도 식욕과 직결될 수 있습니다. 음식의 색감과 모양, 식기를 다양하게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일을 작게 잘라 동물 모양을 만들어주거나, 야채를 오밀조밀하게 데코레이션하여 그림처럼 표현해주는 방식이 생각보다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가 “어떤 음식을 먹고 싶냐”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면 자율감도 함께 길러집니다. Botha 외(2023)의 연구(Appetite, 108730, doi:10.1016/j.appet.2023.108730)에서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식단 선택권을 부분적으로 부여했을 때 식욕 개선뿐 아니라 식사 시간의 갈등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간식을 포함해 다양한 식품군을 제시하되, 궁극적인 선택은 아이 스스로 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효과적임을 뒷받침합니다.
2.3 항상 아이들에게 제시간에 먹이세요
가족이 함께 식탁에 모여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은 아이의 식습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은 모방 학습이 매우 뛰어나므로 부모가 정해진 식사 시간을 잘 지키고 즐겁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그 습관을 따라 하게 됩니다.
아이가 혼자 식사하도록 방치하기보다는, 가족 간의 대화가 오가는 식사 분위기를 조성해보세요. 밝고 유쾌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는 식사는 아이에게 ‘식사 시간은 즐겁다’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2.4 자녀의 일일 식단을 작은 식사로 나누세요
한 끼에 너무 많은 음식을 강요하면 아이는 부담을 느끼고 더욱 거부감을 갖게 됩니다. 특히 거식증이 있는 아이들은 조금만 과한 양을 식사에 배정해도 부담감을 크게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일 섭취량을 3~4회로 나누고, 조금씩 자주 먹게 하는 방법을 시도해보세요. 이렇게 하면 아이도 식사에 대한 압박감을 덜 느끼고, 영양소도 꾸준히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Park 외(2022)의 연구(Pediatric International, 64(7), e15199, doi:10.1111/ped.15199)에 따르면 한국의 일부 가정에서 아이가 편식이나 식사 거부를 보일 때, 부모가 한 끼 식사에 지나치게 많은 양을 제시하고 식사 시간을 강제로 길게 늘리는 습관이 있음을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아이가 식사에 대한 거부감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작은 양씩 나누어 제시하는 것이 아이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2.5 건강한 음식으로 아이에게 간식을 주세요
아이들은 간식을 좋아하기 마련이지만, 간식이 배를 미리 불리면 정작 식사 시간에 식욕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간식을 전혀 주지 않는 것은 또 다른 방식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간식을 전혀 주지 않는다’와 ‘과도하게 자주 준다’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식을 골고루 주되, 과자나 탄산음료 등 영양가가 낮은 식품보다는 과일이나 채소, 당분 함량이 적은 빵이나 케이크, 요구르트, 치즈 등 상대적으로 영양이 풍부한 간식을 제공해보세요. 간식을 통해서도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으며, 식사 시간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줄여주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2.6 아이가 식사 전에 음료를 너무 많이 마시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혹시 부모님들께서는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을 때, 대신 우유나 주스를 많이 주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물론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음료를 어느 정도 섭취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도움이 되나, 식사 직전 혹은 식사 도중에 지나치게 많은 액체류를 섭취하면 배가 빨리 불러져서 정작 식사는 하지 않으려 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수분 섭취가 부족해지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식사 30분~1시간 전에는 수분섭취를 너무 많이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2.7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부엌에 가도록 격려하기
부엌에서 엄마(또는 아빠)와 함께 작은 역할이라도 맡아본 아이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음식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됩니다. 야채를 간단히 씻거나 작은 과일을 적당한 크기로 나누는 일, 혹은 식탁에 수저를 놓아두는 간단한 일도 좋습니다. 이러한 참여 과정을 통해 아이는 “내가 만든 음식”이라는 애착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어, 평소 거부하던 식재료나 메뉴라도 좀 더 쉽게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2.8 음식에 영양이 가득 차 있는지 확인하세요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의 다량·미량 영양소가 균형 있게 공급되어야 합니다. 특히 비타민 A, B, C와 셀레늄, 아연, 칼슘, 라이신 등은 아이들의 식욕을 자극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외부 환경에 대한 호기심과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은 에너지와 영양소 소모도 빠른 편이므로, 가능한 한 여러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유도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Lee 외(2021)의 연구(Appetite, 158, 105022, doi:10.1016/j.appet.2020.105022)에서는 가정 내 식탁 환경에서 영양 밀도가 높은 식품군(채소, 생선, 살코기 등)을 다양하게 노출시키고, 자녀가 적극적으로 선택하도록 유도했을 때 아이들의 식사 거부 행동이 상당히 줄어드는 경향이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2.9 아이들에게 충분한 운동을 시키세요
어린이들에게 규칙적인 운동이나 야외 활동은 건강에 여러 모로 이롭습니다. 특히 하루 중에 적절한 운동량을 확보하면 활동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배고픔을 느끼고 식사량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 종류를 찾아보세요. 걷기, 달리기, 줄넘기, 자전거 타기, 축구, 농구 등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긍정적 신체 경험을 누리도록 돕고, 그 과정에서 식사로 얻는 에너지가 얼마나 소중한지 체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거나 스마트 기기에만 의존해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은 비교적 에너지 소비량이 적고 정신적 자극도 부족해, 식사 시간에 식욕이 크게 당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통해 몸을 활발히 움직이고, 스스로 “아 배고프다”라고 느낄 만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이들의 거식증 극복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의 거식증에 관한 자주 묻는 질문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거식증 문제로 고민할 때 자주 던지는 몇 가지 질문과, 여기에 대한 답변 및 조언을 살펴보겠습니다.
1. 식사 중에 아기가 장난감이나 기술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막아야 하나요?
답변:
예, 식사 시간에는 기술 기기나 장난감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에 집중하도록 유도해야 아이가 음식 맛을 느끼고, 스스로 ‘먹는다’는 활동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설명 및 조언:
어린 아이들은 시청각 자극에 쉽게 주의를 빼앗깁니다. 식사 시간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기술 기기를 쥐어주면 아이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 몰두해 버리고, 정작 음식을 먹는 데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식사량 감소와 편식, 영양결핍 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식사 시간에는 온전히 가족 간 대화를 나누도록 하고, 아이가 직접 음식을 손으로 만져 보거나 숟가락을 사용해보는 경험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난감도 같은 맥락에서, 식사와는 무관한 자극 요소이므로 가급적 식탁 주변에 두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거식증으로 인해 아이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나요?
답변:
예, 거식증이 지속되면 영양 결핍으로 인해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설명 및 조언:
거식증은 아이가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게 하며, 이는 성장 지연, 면역력 약화, 인지 발달이나 신체 발달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입니다. 또한 심리적으로도 음식을 거부하고 부정적으로만 인식하게 되면, 식습관 형성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영양 불균형이 의심되면 반드시 전문의나 영양사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인 식단 관리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조기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처한다면 대부분은 호전될 가능성이 충분히 높습니다.
3. 아이의 거식증을 극복하기 위해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답변:
우선 편안한 식사 환경을 만들어주고, 아이에게 긍정적인 식사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설명 및 조언: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가 아니라 가족 간의 소통과 애정 표현이 이루어지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따라서 식사 시간을 급하고 혼란스럽게 진행하기보다는, 일정한 시간에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아이와 눈을 맞추며 식사를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은 어떤 맛이 좋아?” “이 음식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한번 볼까?” 등의 질문을 통해 아이가 음식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세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더라도,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식사 분위기에 적응하고, 나아가 식사를 즐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가로 살펴보면 좋은 점들
이제까지 9가지 방법과 자주 묻는 질문들을 통해 거식증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요 포인트를 살펴보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가정 상황이나 아이의 성격, 연령, 기호 등에 따라 각 방법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고려해볼 만한 추가 사항들도 정리해보겠습니다.
1. 아이의 기질과 성격 고려하기
일부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새로운 환경이나 새로운 음식에 대해 거부감을 더 크게 느끼는 ‘소심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부모님이 아무리 다양한 음식을 꾸며주고 ‘즐겁게 먹어보자’고 독려해도 아이가 겁을 먹고 거부하는 상황이 잦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너무 성급하게 변화를 강요하기보다는, 서서히 단계를 밟아 나가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처음부터 전혀 먹어보지 않은 음식을 한가득 주기보다는, 아이가 익숙해하는 기존 음식과 조금씩 섞거나, 조리법을 간단히 바꿔보면서 점진적으로 시도해보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2. 부모의 긴장 상태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많은 부모님들은 “이대로 가다간 아이가 영양실조가 되지 않을까?”, “왜 다른 집 아이는 잘 먹는데 우리 애만 이럴까?”라는 불안과 비교 의식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부모의 불안감과 초조함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되기 쉬우며, 식사 시간을 둘러싼 긴장감을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시기에 부모의 정서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한두 번에 아이의 식습관이 극적으로 변화하기는 어렵지만, 부모가 꾸준히 긍정적인 태도로 일관할 때 아이 역시 ‘밥을 먹는 건 괴로운 일이 아니다’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3. 전문적인 심리 상담이나 진료가 필요한 경우
위에서 소개한 여러 방법을 이미 시도해봤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거식증이 심해지거나, 체중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건강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병·의원을 찾아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아이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영양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혈액 검사나 다른 정밀 검사를 통해 결핍된 영양소나 잠재적 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 소아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 치료를 연계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접근하는 편이 좋습니다.
4. 가정식과 외식의 균형
현대 사회에서는 외식을 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아이들이 집밥보다 패스트푸드나 당분이 높은 메뉴에 노출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물론 외식을 아예 금지할 필요는 없지만, 되도록이면 영양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가정식을 기본으로 삼고, 외식은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자주 외식에 의존하게 되면 아이가 짠맛, 단맛 등에 길들여져 식습관 자체가 왜곡될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5. 형제자매 간 식습관 차이
한 집 안에서도 형제자매가 각각 다른 식습관이나 식성, 성격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아이는 매우 식욕이 왕성한데, 다른 아이는 평소에 거부감이 심해 거의 먹지 않으려 한다면, 부모님이 동일한 방식으로 지도해도 효과가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거식증을 보이는 아이에 대해서는 좀 더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누나는 잘 먹는데 왜 너는 못 먹어!’와 같은 비교는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식사에 대한 거부감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6. 문화적·사회적 요인도 인지하기
한국 사회에서는 상대적으로 ‘밥’을 가장 중요한 주식으로 여기고 있으며, 아이가 밥을 충분히 먹지 않으면 바로 ‘잘 못 먹는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마다 선호하는 식품이나 소화 능력이 다를 수 있으므로, 밥 외에도 다른 곡류, 빵, 면, 감자 등 다양한 탄수화물원을 제시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맛있게 먹어야 예의다”라는 문화적 배경이 있어서, 부모가 식사 태도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릴수록 식사 과정을 즐기고 놀이와 학습을 병행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인 식습관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7. 보조식품과 영양제의 활용
요즘 시중에는 아이들의 식욕 증진을 돕는 시럽, 영양제, 한약 등 다양한 제품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보조식품이 아이의 일시적인 영양 결핍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의 역할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무분별하게 의약외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남발하기보다는, 전문의와 상의하여 아이의 영양 상태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아이가 거부하는 음식을 억지로 영양제로 대체해버리면 식습관 개선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으므로 유념해야 합니다.
8. 아이와의 의사소통 방식 점검
부모님들은 ‘이제 밥 좀 먹어주면 안 되겠니? 제발 부탁이야’라고 애원하거나, 반대로 ‘안 먹으면 혼난다’고 엄포를 놓는 등 극단적인 방식에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도 나름대로의 생각과 기분이 있으며, 먹기 싫은 음식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최대한 아이의 기분을 물어보고, 어째서 먹기 싫은지 이유를 존중하며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물론 어른 기준에서는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유가 나올 수도 있지만, 이를 일축하기보다는 아이의 관점에서 납득 가능한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9. 전문가 상담 시의 포인트
부모님이 직접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을 어느 정도 시험해봤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나 임상영양사,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과 상담하는 것을 망설이지 말아야 합니다. 전문 상담을 받을 때는 아이의 평소 식단, 식사 태도, 거부 반응이 심해지는 특정 상황, 가족력, 심리 상태(부모-자녀 관계 포함) 등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의사나 영양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세부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조언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담 후에는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과 어떤 지표를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결론 및 제언
결론
아이들의 거식증은 단순히 ‘음식을 안 먹는다’는 외적인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복합적 원인이 얽혀 있는 상태로 이해해야 합니다. 심리적 요인, 가정환경, 문화적 배경, 부모의 식사 태도 등 다각적인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에, 개선을 위해서는 부모님이 전반적인 생활 습관과 식사 환경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태도가 필수적입니다.
오늘 살펴본 거식증 극복을 위한 9가지 방법은 실제 임상과 연구에서 효과가 입증된 지침에 기반하며, 특히 국내외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즐겁게 먹기, 강요하지 않기, 다양한 식품을 시도하기”라는 핵심 원칙이 골고루 반영되어 있습니다.
제언
- 긍정적 분위기 조성: 식사 시간을 재미있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같이 먹어보자”라는 태도를 견지해보세요.
- 적절한 양의 배분: 한 끼에 너무 많은 양을 주지 말고, 작은 식사 횟수를 자주 제공해 아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유도합니다.
- 신체활동 권장: 규칙적인 운동과 신체활동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면 자연스럽게 식욕이 생기므로, 야외 활동이나 놀이 시간을 늘려보세요.
- 전문가 조언 활용: 부모님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고 느껴지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세요. 아이의 건강을 위해 정확하고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아이 기질 존중: 어떤 아이들은 낯선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더 심할 수 있으므로, 서서히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도록 여러 단계를 거쳐 천천히 도전해보세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부모와 아이 모두가 건강하고 즐거운 식습관을 형성하길 바랍니다.
중요한 참고 사항:
본 글은 아이들의 거식증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실제 치료와 관리에 대한 일대일 맞춤형 조언은 아닙니다. 아이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되거나,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고 느껴지신다면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혹은 자격 있는 영양사, 상담가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문헌
- 이 글은 국제 Vinmec 병원의 웹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Vinmec 병원의 웹사이트
- Holley CE, Haycraft E, Farrow C. Unpacking the relationships between positive feeding practices and fussy eating in preschool children: The moderating role of child temperament. Appetite. 2020;144:104450. doi:10.1016/j.appet.2019.104450
- Botha E, White DE, Kleynhans K, Knight L. A systematic review: Preschool feeding interventions to address child fussy eating. Appetite. 2023:108730. doi:10.1016/j.appet.2023.108730
- Park E, Im S, Kim J, Lee H. Nutritional adequacy of children with feeding difficulties in South Korea. Pediatr Int. 2022;64(7):e15199. doi:10.1111/ped.15199
- Lee H, Choi K, Kim M. Family mealtime environment and children’s fussy eating in South Korea. Appetite. 2021;158:105022. doi:10.1016/j.appet.2020.105022
면책 고지:
본 글에서 제공되는 내용은 참고용 정보이며, 필자는 의료 전문가 면허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실제 치료나 진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나 임상영양사 등 자격을 갖춘 전문가를 반드시 찾아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의 상황과 증상에 따라 적절한 처방이나 관리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궁극적인 책임과 결정은 전문의·전문가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아이들의 건강은 부모와 사회 모두의 관심사이므로, 조금이라도 의문이 생긴다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지도를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식사 문화를 형성하는 데에 이 글이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며, 모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