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의 질 지수: 남성 건강과 성공적인 임신을 위한 핵심 가이드

정자의 질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단순히 ‘정자의 수’가 많다고 해서 정자의 질이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정자의 질(sperm quality)’은 정자의 수정 능력을 결정짓는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개념으로, 주로 다음과 같은 주요 지표들을 포함합니다:

• 정자 수 (Sperm count/concentration): 정액 1밀리리터(ml)당 포함된 정자의 수 또는 전체 사정액에 포함된 총 정자 수를 의미합니다. 정자의 수가 일정 기준 이상이어야 자연 임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정자 운동성 (Sperm motility): 정자가 스스로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특히 앞으로 나아가는 ‘전진 운동성’이 중요하며, 이는 정자가 여성의 생식기관을 통해 난자까지 도달하는 데 필수적입니다.²
• 정자 모양 (Sperm morphology): 정자의 머리, 중간 부분, 꼬리 등의 구조가 정상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비정상적인 모양의 정자는 수정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 정자 생존율 (Sperm vitality): 살아있는 정자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운동성이 없더라도 살아있는 정자는 보조생식술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자의 질 지표들은 남성의 임신 능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정자의 질이 저하되면 자연 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시험관 아기 시술(IVF), 정자 직접 주입술(ICSI)과 같은 보조생식술(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ies, ART)의 성공률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남성 요인은 전체 난임 부부의 약 절반 정도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⁶

더 나아가, 최근 연구들은 정자의 질이 남성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도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합니다. 예를 들어, 정자 질 저하는 심혈관 질환, 대사 증후군, 특정 암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될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³ 따라서 정자의 질을 관리하는 것은 단순히 임신을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남성 자신의 장기적인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적인 정자 질 저하 추세와 한국 남성의 현실

2023년, 인간 생식 업데이트(Human Reproduction Update) 저널에 발표된 레빈(Levine H.) 교수 연구팀의 메타분석 연구는 전 세계 남성들의 정자 수 감소 추세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켰습니다.¹ 이 연구는 1973년부터 2018년까지 발표된 223개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 남성의 평균 정자 농도가 1973년 밀리리터(mL)당 1억 120만 개에서 2018년 4,900만 개로 약 51.6% 감소했으며, 총 정자 수 역시 62.3%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감소 추세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북미, 유럽, 호주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중미 지역에서도 관찰되었으며, 2000년 이후에는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¹

이러한 전 세계적인 정자 질 저하 현상은 남성의 생식 능력 감소와 직결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출산율 저하 및 인구 구조 변화와도 맞물려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남성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며, 난임 문제 역시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남성 난임으로 진단받는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⁵

물론 정자 질 저하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생활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 세계적, 그리고 국내적 상황은 남성들이 자신의 생식 건강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검사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정액 검사(정자 검사)란 무엇인가?

정액 검사는 남성이 사정한 정액을 현미경 등으로 분석하여 정자의 수, 운동성, 모양, 정액의 양, pH 농도, 백혈구 수치 등 다양한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검사입니다.⁷ 이 검사는 남성 생식 능력 평가의 첫걸음으로, 비침습적이고 비교적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액 검사 결과는 남성 난임의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단 한 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단정적인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우며, 보통 2회 이상, 일정한 간격(보통 1~3주 또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을 두고 반복 검사를 시행하여 보다 정확한 상태를 평가합니다.⁷⁸ 이는 정자의 상태가 컨디션, 스트레스, 최근의 발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변동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WHO 기준 최신 정액 검사 항목 및 정상 수치 (2021년 제6판 기준)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액 검사의 표준화와 결과 해석의 일관성을 위해 주기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최신 기준은 2021년에 발표된 ‘WHO 실험실 남성 정액 검사 및 처리 매뉴얼 제6판(WHO laboratory manual for the examination and processing of human semen, 6th edition, 2021)’입니다.⁴ 이 기준은 이전 판(2010년, 제5판)에 비해 일부 항목의 정상 참고치가 변경되었으며, 임상적으로 더욱 의미 있는 해석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다음은 WHO 2021년 기준 주요 정액 검사 항목 및 정상 참고치(하위 5분위수, Lower Reference Limits, LRLs)입니다.⁹⁴

출처: WHO laboratory manual for the examination and processing of human semen, 6th edition, 2021.⁴ 일부 비교 수치는 이전 판(2010) 기준.⁹ PR: Progressive Motility (전진 운동성), NP: Non-Progressive Motility (비전진 운동성). CI: Confidence Interval (신뢰 구간).

각 항목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액량 (Semen volume): 한 번 사정 시 나오는 정액의 총량입니다. 양이 너무 적으면 정자 수가 부족하거나 정액이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 pH: 정액의 산성도를 나타내며, 정상 범위는 약알칼리성입니다. 이는 정자가 여성의 산성 질 환경에서 생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정자 농도 (Sperm concentration): 정액 1mL당 들어있는 정자의 수입니다.
• 총 정자 수 (Total sperm number): 한 번 사정 시 배출되는 전체 정자의 수로, 정자 농도와 정액량을 곱하여 계산합니다. WHO 2021년 기준에서는 이 총 정자 수를 중요한 지표로 강조합니다.⁹
• 정자 운동성 (Sperm motility): 전체 정자 중 움직이는 정자의 비율을 의미하며, 전진 운동성(앞으로 나아가는 정자), 비전진 운동성(제자리에서 움직이는 정자), 부동성(움직이지 않는 정자)으로 구분합니다. 전진 운동성이 특히 중요합니다.
• 정자 생존율 (Sperm vitality): 살아있는 정자의 비율입니다. 운동성이 없는 정자 중에서도 살아있는 정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정상 형태 정자율 (Sperm morphology): 정자의 머리, 목, 꼬리 모양이 정상적인 비율을 의미합니다. 정자의 모양은 수정 능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WHO 2021년 기준은 이전과 같이 엄격한 기준(Strict criteria 또는 Kruger’s criteria)을 적용하여 평가합니다.
• 백혈구 (Leukocytes): 정액 내 백혈구 수치로, 일정 수준 이상이면 생식기관의 감염이나 염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정액 검사 결과 해석 시 주의사항

정액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는 몇 가지 중요한 주의사항을 고려해야 합니다:

• 결과의 변동성: 정자의 상태는 개인의 건강 상태, 스트레스 수준, 검사 시점의 컨디션, 최근의 질병(특히 발열), 성관계 빈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⁷⁸
• 반복 검사의 필요성: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2회 이상, 최소 1~3주의 간격을 두고 반복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개월 후 재검사를 하기도 합니다.⁸¹⁰
• 정상 범위의 의미: WHO에서 제시하는 정상 참고치는 임신이 가능한 남성들의 하위 5%에 해당하는 값으로, 이 기준치 이상이라고 해서 반드시 임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기준치 미만이라고 해서 절대 임신이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⁴ 결과는 다른 임상 정보와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 결과에 따른 용어: 검사 결과가 정상 범위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다음과 같은 의학 용어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 감정자증 (Oligozoospermia): 정자 수가 정상보다 적은 경우
  • 정자무력증 (Asthenozoospermia): 정자 운동성이 정상보다 낮은 경우
  • 기형정자증 (Teratozoospermia): 정상 형태의 정자 비율이 낮은 경우
  • 무정자증 (Azoospermia): 정액 내에 정자가 전혀 없는 경우¹¹
  • 이 외에도 정액량 과소증(Hypospermia), 정자사멸증(Necrozoospermia) 등이 있습니다.
• 전문가 상담의 중요성: 검사 결과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향후 계획은 반드시 비뇨의학과 또는 난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전문의는 개인의 상황에 맞는 추가 검사나 치료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정액 검사, 어디서 어떻게 받을 수 있나요? (한국 기준)

대한민국에서 정액 검사는 주로 다음과 같은 의료기관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 비뇨의학과 (Urology department): 남성 생식기 질환 및 난임 관련 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과입니다.¹²
• 산부인과 (Obstetrics and Gynecology department) 내 난임 클리닉: 부부가 함께 난임 상담을 받을 경우, 남편의 정액 검사도 이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 난임 전문 병원/클리닉 (Fertility centers/clinics): 난임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에서는 보다 체계적인 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요 대학병원(예: 서울대학교병원⁷, 서울아산병원¹³, 삼성서울병원¹⁴, 세브란스병원¹⁵) 및 차병원¹⁶과 같은 여성/난임 전문 병원에서 정액 검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검사를 받기 전에는 해당 병원에 문의하여 예약 및 준비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전 준비사항:

• 금욕 기간: WHO 2021년 기준은 2~7일간의 금욕을 권장합니다.⁹ 국내 많은 병원에서는 보통 3~5일의 금욕 기간을 안내합니다.⁷⁸ 금욕 기간이 너무 짧거나 길면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병원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 건강 상태: 최근 심한 과로, 스트레스, 음주, 흡연, 감기나 고열 등이 있었다면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검사 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 약물 복용: 현재 복용 중인 약물(특히 호르몬제, 스테로이드 등)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검체 채취 방법:

• 일반적으로 병원 내에 마련된 독립된 채취실에서 수음(자위행위)을 통해 정액을 채취합니다.⁷¹⁷
• 병원에서 제공하는 멸균된 전용 용기에 정액 전체를 받아야 합니다. 채취 과정에서 정액 일부가 유실되면 검사 결과가 부정확해질 수 있습니다.
• 채취 시 윤활제 사용은 정자의 운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사용을 피하거나 병원에서 제공하는 특수 윤활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 불가피하게 집에서 채취해야 하는 경우, 1시간 이내(가급적 30분 이내)에 체온과 유사한 온도를 유지하여 병원으로 운반해야 합니다.

결과 확인:

정액 검사 결과는 보통 검사 후 수일에서 1주일 이내에 확인할 수 있으며, 결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상담은 담당 의사와 진행하게 됩니다.¹⁸

수정 가능한 생활 습관 요인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습관들이 모여 정자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이러한 요인들은 대부분 개인의 노력으로 개선이 가능합니다.

환경적 요인 및 직업적 노출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환경이나 특정 직업 환경 또한 정자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환경호르몬 (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EDCs): 플라스틱 가소제(프탈레이트, 비스페놀 A 등), 농약, 살충제, 중금속(납, 수은, 카드뮴 등), 다이옥신 등 다양한 화학물질이 체내 호르몬 시스템을 교란하여 정자 생성 및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⁶²⁰²² 이러한 물질은 식품, 물, 공기, 생활용품 등을 통해 노출될 수 있습니다.
• 방사선 (Radiation): 고농도의 이온화 방사선(예: 의료용 방사선 치료)은 정자 생성 세포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휴대폰이나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비이온화 방사선(전자기파)의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으나, 장시간 밀접 노출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습니다.⁶²⁰²²
• 고온 환경 노출 (Heat exposure): 고환은 체온보다 1~2℃ 낮게 유지되어야 정상적인 정자 생성이 가능합니다. 용광로 작업, 제빵사, 장거리 운전기사 등 고온 환경에 자주 노출되는 직업이나 생활 습관(예: 노트북을 허벅지 위에 오래 올려놓고 사용)은 고환 온도를 상승시켜 정자 질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⁶²⁰
• 기타 직업적 유해물질: 일부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특정 용매, 화학물질, 중금속 등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에도 정자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질병 및 의학적 상태

다양한 질병이나 의학적 상태 역시 정자 질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정계정맥류 (Varicocele): 고환 주변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질환으로, 남성 난임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고환 온도를 상승시키고 혈액 순환을 방해하여 정자 생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2581026
• 생식기관 감염 (Genital tract infections): 임질, 클라미디아와 같은 성병을 포함하여 부고환염, 전립선염, 고환염 등 생식기관의 감염은 정자의 생성, 운동성, 수정 능력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⁸¹⁰²⁶
• 호르몬 불균형 (Hormonal imbalances): 뇌하수체, 시상하부, 고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예: 테스토스테론, FSH, LH)의 불균형은 정자 생성 과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2425810
• 자가면역 질환 (Autoimmune disorders): 드물지만, 일부 남성은 자신의 정자에 대한 항체(항정자 항체, Anti-sperm antibodies)를 생성하여 정자의 운동성을 방해하거나 수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⁹¹⁰¹⁷
• 정자 이동 경로 폐쇄 (Obstruction of sperm passage): 선천적 기형, 감염 후유증, 이전의 수술(예: 탈장 수술, 정관 수술) 등으로 인해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부고환, 정관 등)가 막히는 경우 무정자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⁸¹⁰
• 전신 질환 (Systemic diseases): 당뇨병, 신장 질환, 간 질환, 갑상선 질환 등 일부 만성 전신 질환은 정자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¹⁰
• 유전적 요인 (Genetic factors): 클라인펠터 증후군(Klinefelter syndrome), Y 염색체 미세결실(Y-chromosome microdeletion)과 같은 염색체 이상이나 특정 유전자 변이는 정자 생성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⁹⁸¹⁰
• 과거 병력: 사춘기 이후 볼거리(유행성 이하선염)를 앓고 고환염이 합병된 경우, 잠복고환(cryptorchidism)의 치료가 늦어진 경우 등은 정자 생성 기능에 장기적인 손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⁸¹⁰
• 암 치료 (Cancer treatment): 고환암을 포함한 각종 암 치료를 위한 화학요법(항암치료)이나 방사선 치료는 정자 생성 세포에 손상을 주어 일시적 또는 영구적인 난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²²

나이의 영향 (Ảnh hưởng của tuổi tác)

여성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난소 기능이 저하되고 임신 능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남성의 경우에도 나이가 들면서 정자의 질이 점진적으로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40~45세 이후부터 정자의 운동성 감소, 정상 형태 정자 비율 감소, 정자 DNA 손상 증가 등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³²²²⁶

물론 이러한 변화는 개인차가 크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남성은 고령에도 비교적 양호한 정자 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남성 역시 나이가 들수록 생식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임신 계획이 있다면 너무 늦지 않게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정자 건강 증진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노력들이 정자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균형 잡힌 영양 섭취:
  • 다양한 채소와 과일, 통곡물, 살코기 단백질, 건강한 지방이 포함된 식단을 섭취합니다.²⁷
  •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음식: 블루베리, 다크 초콜릿, 견과류, 녹색 잎채소 등은 활성산소로 인한 정자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정자 건강에 좋은 특정 영양소:
    • 아연 (Zinc): 정자 생성과 테스토스테론 수치 유지에 중요합니다. 굴, 붉은 살코기, 가금류, 견과류, 씨앗류 등에 풍부합니다.²³
    • 셀레늄 (Selenium): 강력한 항산화제로 정자 운동성과 형태 개선에 기여합니다. 브라질너트, 참치, 정어리, 소고기, 닭고기 등에 많습니다.
    • 엽산 (Folate): 정자 DNA 합성에 필요하며, 정자 수와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시금치,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 렌틸콩 등에 풍부합니다.
    • 비타민 C, E: 강력한 항산화 비타민으로 정자를 보호합니다. 감귤류, 딸기, 키위(비타민 C), 아몬드, 해바라기씨, 시금치(비타민 E) 등을 섭취합니다.
    • 비타민 D: 일부 연구에서 비타민 D 수치가 정자 운동성 및 형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²⁸ 햇볕을 쬐거나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등푸른 생선, 계란 노른자 등)을 섭취합니다.
    • L-카르니틴 (L-carnitine) 및 코엔자임 Q10 (Coenzyme Q10): 정자 에너지 대사 및 운동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²⁹
  • 가공식품, 트랜스 지방, 과도한 설탕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⁶
• 금연 및 절주: 흡연은 정자 수, 운동성, 형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며, DNA 손상 위험을 높입니다. 금연은 정자 질 개선의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입니다.⁶ 과도한 음주 역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고 정자 생성을 방해하므로 절제해야 합니다.
• 적정 체중 유지: 비만은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하고 고환 온도를 높여 정자 질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¹⁹
• 규칙적인 운동: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전반적인 건강 증진과 함께 정자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격렬하거나 장시간 지속되는 운동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²⁰
• 스트레스 관리: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어 정자 생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명상, 요가, 취미 활동, 충분한 휴식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⁶
• 충분한 수면: 규칙적이고 질 좋은 수면(하루 7~8시간)은 호르몬 균형 유지와 신체 회복에 필수적이며, 이는 정자 건강과도 연결됩니다.
• 고환 온도 관리: 고환은 체온보다 약간 낮은 온도에서 최적의 기능을 합니다. 꽉 끼는 속옷이나 하의 착용을 피하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²¹ 뜨거운 물 목욕이나 사우나를 너무 자주 하거나, 노트북을 무릎 위에 장시간 올려놓고 사용하는 습관도 피해야 합니다.
• 안전한 성생활: 성병은 생식기관에 염증을 일으켜 정자 질을 저하시키거나 정자 이동 경로를 막을 수 있습니다. 안전한 성생활을 통해 성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³

영양제 및 보충제 사용: 효과와 주의점

최근 정자 건강 개선을 위한 다양한 영양제와 보충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아연, 셀레늄, 엽산, 비타민 C/E/D, L-카르니틴, 코엔자임 Q10 등이 대표적입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영양소 보충이 정자 수, 운동성, 형태 등 일부 지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예를 들어, 비타민 D 보충이 남성 난임 환자의 정자 운동성과 형태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²⁸, L-카르니틴 또는 아세틸-L-카르니틴 보충 역시 정액 지표 및 임신율 개선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²⁹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 의사 상담 필수: 어떤 영양제나 보충제든 복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특히 기저 질환이 있거나 다른 약물을 복용 중인 경우 상호작용이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개인차 존재: 영양제나 보충제의 효과는 개인의 영양 상태, 건강 상태, 정자 질 저하 원인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생활 습관 개선 병행: 영양제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절주 등 기본적인 건강 관리가 우선되어야 하며, 영양제는 보조적인 역할로 고려해야 합니다.
• 과다 복용 주의: 특정 영양소를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권장 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자 질 개선에 걸리는 시간: 최소 3개월의 노력

정자가 생성되고 성숙하는 전체 과정(정자형성, spermatogenesis)은 약 72일에서 90일, 즉 평균적으로 약 3개월이 소요됩니다.³⁰ 따라서 생활 습관 개선이나 특정 치료를 시작했더라도 그 효과가 정액 검사 결과에 반영되기까지는 최소 3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병원 방문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비뇨의학과 또는 난임 전문 클리닉을 방문하여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아내의 나이가 35세 이상인 경우 6개월).³¹
• 정액 검사 결과에서 이상 소견이 나온 경우.²
• 과거에 고환 관련 질환(예: 잠복고환, 고환염전, 정계정맥류), 생식기 감염, 사춘기 이후 볼거리 등을 앓았던 경우.¹⁰
• 성기능 장애(발기부전, 사정장애 등)가 동반되는 경우.
•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 등 생식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치료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경우.
• 가족 중에 남성 난임이나 유전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 특별한 이유 없이 임신에 대한 불안감이 크거나 정자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싶은 경우.

남성 난임 진단 및 검사 절차

남성 난임 진단은 보통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됩니다:

1. 병력 청취 및 문진 (Medical history and interview): 의사는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과거 질병력, 수술력, 약물 복용력, 생활 습관(흡연, 음주, 직업 등), 성생활, 임신 시도 기간 및 이전 임신 경험 등을 자세히 묻습니다.³²
2. 신체 검진 (Physical examination): 고환 크기, 부고환, 정관 상태, 정계정맥류 유무 등 남성 생식기관에 대한 신체 검진을 시행합니다.³²
3. 정액 검사 (Semen analysis): 가장 기본적인 검사로, 최소 2회 이상 시행하여 정자의 양과 질을 평가합니다.⁷
4. 호르몬 검사 (Hormone testing): 혈액 검사를 통해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황체형성호르몬(LH), 난포자극호르몬(FSH)과 고환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그리고 프로락틴(Prolactin) 수치 등을 측정하여 내분비계 이상 유무를 확인합니다.³²
5. 초음파 검사 (Ultrasonography):
   • 고환 초음파 (Scrotal ultrasound): 고환의 크기, 내부 구조, 종양 유무, 부고환 상태, 정계정맥류 등을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⁸
   • 경직장 초음파 (Transrectal ultrasound, TRUS): 사정관 폐쇄나 전립선 이상이 의심될 때 시행할 수 있습니다.³²
6. 유전 검사 (Genetic testing): 심각한 정자 수 감소(심한 감정자증)나 무정자증의 경우, 클라인펠터 증후군과 같은 염색체 이상이나 Y 염색체 미세결실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시행할 수 있습니다.⁹
7. 사정 후 소변 검사 (Post-ejaculatory urinalysis): 역행성 사정(정액이 방광으로 역류하는 현상)이 의심될 때 시행합니다.⁸
8. 정자 DNA 손상 검사 (Sperm DNA fragmentation test, SDF test): 정자 DNA의 손상 정도를 평가하는 검사로, 반복적인 자연 유산이나 원인 불명의 난임, 보조생식술 실패 경험이 있는 경우 고려할 수 있습니다. WHO 2021년 매뉴얼에서는 확장 검사로 분류합니다.⁹
9. 고환 조직 검사 (Testicular biopsy): 폐쇄성 무정자증과 비폐쇄성 무정자증을 감별하거나, 비폐쇄성 무정자증 환자에서 정자 추출 가능성을 확인하고 보조생식술에 사용할 정자를 얻기 위해 시행할 수 있습니다.²⁵

남성 난임 치료 방법

남성 난임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지며, 크게 생활 습관 교정, 약물 치료, 수술적 치료, 보조생식술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여러 치료법이 병행되기도 합니다.

• 생활 습관 교정: 앞서 언급된 건강한 식단,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적정 체중 유지 등은 모든 난임 치료의 기본이 됩니다.
• 약물 치료:
  • 감염 치료: 생식기관 감염이 원인인 경우 항생제 치료를 시행합니다.⁸
  • 호르몬 치료: 호르몬 불균형이 확인된 경우 클로미펜(Clomiphene citrate), 성선자극호르몬(Gonadotropins) 등의 약물을 사용하여 호르몬 수치를 조절하고 정자 생성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³²
  • 항산화제 및 기타 보조제: 비타민 E, 비타민 C, 코엔자임 Q10, L-카르니틴 등의 항산화제나 영양 보충제가 일부 환자에서 정자 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으나, 효과는 개인차가 크며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사용해야 합니다.³²
• 수술적 치료:
  • 정계정맥류 절제술 (Varicocelectomy): 정계정맥류가 확인되고 정자 질 저하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시행합니다. 수술 후 약 50~70%에서 정액 지표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³²
  • 정관 복원술/정관 부고환 문합술 (Vasovasostomy/Vasoepididymostomy): 정관 수술 후 임신을 다시 원하거나, 다른 원인으로 정관 또는 부고환이 막힌 경우 막힌 부분을 이어주는 미세 수술입니다.³²
  • 정자 추출술 (Sperm retrieval):
    • 폐쇄성 무정자증: 부고환 정자 흡입술(MESA/PESA)이나 고환 조직 정자 추출술(TESE)을 통해 정자를 채취하여 보조생식술(주로 ICSI)에 사용합니다.³²
    • 비폐쇄성 무정자증: 고환 조직에서 직접 정자를 찾는 미세다중고환조직정자채취술(microdissection TESE, micro-TESE)을 시행하여 정자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³²
• 보조생식술 (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ies, ART):
  • 인공수정 (Intrauterine Insemination, IUI): 처리된 정자를 여성의 배란기에 맞추어 자궁강 내로 직접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정자의 운동성이 약간 저하되었거나 원인 불명의 난임, 경미한 자궁경부 요인 등이 있을 때 시도할 수 있습니다.²⁵
  • 체외수정 (In Vitro Fertilization, IVF):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자를 체외에서 수정시켜 배아를 만든 후 여성의 자궁 내로 이식하는 방법입니다.²
  • 세포질 내 정자 직접 주입술 (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ICSI): 심한 남성 난임(정자 수, 운동성, 형태가 매우 불량한 경우), 정자 추출술로 얻은 정자를 사용하는 경우, 또는 이전 IVF 실패 시 등에 주로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현미경 하에서 건강한 정자 하나를 직접 난자의 세포질 내로 주입하여 수정을 유도합니다.³²

한국의 남성 난임 지원 및 정보처

대한민국에서는 난임 부부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과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남성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보건복지부에서는 난임 진단 및 치료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므로, 해당 조건을 확인하여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⁵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추가적인 난임 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으니 거주 지역의 보건소나 관련 기관에 문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