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임신 중 섹스: 안전한 방법은?

서론

임신은 여성의 몸과 마음 모두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특별한 시기입니다. 일상생활과 식습관, 정서적 안정은 물론이고 성생활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어떤 부부들은 임신 중 성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고, 혹시나 잘못된 정보나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불필요하게 걱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임신 과정에서 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적절한 태도는 임신부와 배우자 모두의 정서적 안정을 도와주고, 부부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임신부가 건강한 상태라면 대부분의 경우 성관계를 하는 것이 태아에게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아래에서는 임신 중 성생활과 관련하여 자주 묻는 질문, 성관계가 미칠 수 있는 영향, 제한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유용한 주의사항들을 최대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또한 임신 중 성행위를 더욱 안전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최신 연구 내용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독자 여러분께 실질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정보를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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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산부인과 분야에서 오랜 기간 임상 경험과 학술적 연구를 통해 쌓인 정보들을 토대로 작성된 참고 자료이며, 여기에는 MSc, Dr. Trinh Thi Thanh Huyen – 산부인과 의사, Vinmec Hai Phong 국제 종합 병원과의 전문적 상담 내용이 일부 반영되어 있습니다. 또한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발표된 최근 4년 이내(2021~현재)의 연구 결과를 추가하여 임신 중 성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보완했습니다. 예컨대, 2022년에 BMC Pregnancy and Childbirth 학술지에 게재된 “Sexual function during pregnancy: a scoping review of measurement tools and maternal outcomes”(Keyes M, Chadwick L, Jahan N, 2022, doi:10.1186/s12884-022-04603-8) 논문에서는 임신 기간 동안 달라지는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상태가 성적 만족도와 기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는 비교적 규모가 큰 검토 연구로서, 임신 중 발생하는 생리적 변화와 성관계 빈도, 오르가즘, 성적 욕구 사이의 상관관계를 폭넓게 다루고 있어 국내 임신부들에게도 참고 가치가 높습니다.

더불어 2021년에 European Journal of Obstetrics & Gynecology and Reproductive Biology에 게재된 “The correlation of sexual intercourse during pregnancy with preterm labor: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Salehi S, Alizadeh L, Jafarzadeh Esfahani R, Golmakani N, 2021, 264:82-89, doi:10.1016/j.ejogrb.2021.07.022)에서는 ‘임신 중 성관계가 조산의 위험도를 높이는가?’라는 오래된 의문을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경우 안전한 성행위가 임신부와 태아 건강에 중대한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다시 한번 강조되었고, 다만 과거 조산 및 유산 위험 요인이 있거나 특정 합병증을 지닌 임신부에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아울러 2023년 BMC Pregnancy and Childbirth에 게재된 “Factors influencing sexual function among pregnant women: a cross-sectional study in southwestern China”(Yin L, Chen S, Li J, Guo X, 2023, 23(1):24, doi:10.1186/s12884-022-05256-x)에서는 임신부의 심리 상태, 호르몬 변화, 사회적 지지, 파트너와의 관계 등이 임신 중 성욕과 성적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약 600명 이상의 임신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횡단 연구를 통해, 임신 중 몸의 변화로 인해 낮아진 자신감과 피로감이 성욕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이때 파트너의 정서적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임신 중 성생활은 부부의 건강과 삶의 질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기저 질환 여부, 자궁경부 상태, 이전 임신에서의 합병증 등 임산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주의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의 의견을 구해 자신에게 맞는 안전한 성생활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임신 중 섹스에 대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1. 임신 중 섹스: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기본적으로 건강한 임신부라면 임신 중 성관계를 해도 태아에게 직접적인 해가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태아는 자궁 속 양수와 단단한 양막에 둘러싸여 있으며, 성관계 중 남성의 음경이 태아에 물리적으로 닿지 않습니다. 또한 남성이 사정했을 때 나오는 정액 역시 자궁경부의 점액 마개가 대부분 막아주어 자궁 내부로 침투하기가 어렵습니다. 임신부가 특별한 합병증이나 병력이 없다면 이런 정상적인 보호 기전 덕분에 성행위가 태아에게 미치는 직접적 위험성은 극히 미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산부인과 의사가 “자궁경부가 짧아 조산 위험이 높다”거나 “전치 태반이 의심된다”, “반복 유산 병력이 있다” 등의 이유로 성행위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면 반드시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부 개인별 상황이 다르므로, 임신 경과가 순조로운 편이라도 각종 리스크 요인과 기왕력을 고려해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한 뒤에 섹스 빈도나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제로 2021년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Salehi 외, 앞서 언급)에서는 정상 임신부를 대상으로 할 때, 조기 진통이나 유산 위험이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불필요한 우려로 인해 지나치게 부부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 역시 정서적·심리적 부담을 증가시키므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2. 임신 중 성관계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는 무엇입니까?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의료진은 성관계를 제한하거나 자제하도록 조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임신 초기 3개월 이내 반복 유산·조산 병력이 있는 경우: 임신 초기 유산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거나 과거에 반복적인 유산 경험이 있는 임산부는, 임신을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성행위를 삼가거나 자제하도록 권고받기도 합니다.
  • 자궁경부가 약해져 있는 경우(경추무력증 등):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져 있거나 경부 무력증 진단을 받은 임산부라면, 성관계로 인한 자극이 자궁경부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자제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쌍둥이 등 다태임신인 경우: 여러 태아를 동시에 임신하는 경우 자궁에 가해지는 부담이 크므로 성관계에 의한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임신중독증(자간전증), 고혈압·부종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혈압이 이미 높은 상태라면 성행위로 인한 일시적 혈압 상승이 임산부 건강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 양수 파열이 의심되는 경우: 양막이 터져 양수가 흘러나온 상태라면 감염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성관계를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 성병(HIV, 매독, 임질, 헤르페스 등) 감염 위험이 있는 경우: 파트너가 성병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콘돔을 포함한 보호수단을 철저히 사용하거나 완전히 치료될 때까지 성관계를 피해야 합니다.
  • 태반이 자궁경부를 덮는 전치 태반일 때: 성행위로 인해 출혈이나 조기 진통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의사가 금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질 출혈, 복통 등 이상 징후가 있는 경우: 의료진이 원인을 파악할 때까지 성관계를 삼가야 합니다.

위처럼 특정 위험 요인이 확인되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성생활을 조정해야 합니다. 아울러 임신부는 주차별 태아 발달 상태를 알고 있으면 더욱 신중하게 성관계를 계획하고, 필요에 따라 의료진과 상의하여 무리가 가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3. 임신 중 성관계가 유산을 유발할 수 있나요?

많은 임신부가 “임신 초기 성관계가 유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고 걱정합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나온 임상연구나 분석 자료를 보면, 임신부가 정상 임신 상태라면 성관계가 직접적으로 유산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유산의 대부분은 염색체 이상이나 태아의 발달적 결함 등 태아 쪽 원인 또는 자궁 환경의 근본적인 문제로 인해 일어나며, 단순한 성행위 자체가 결정적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임신부가 조산이나 유산 위험이 높은 상태에 있거나, 과거에 반복 유산이 있었다면 무리한 성관계를 피하고 안정이 필요한 시기에 주치의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성관계 중 오르가즘이 조산을 유발합니까?

일부 임신부는 성관계 중 오르가즘이 자궁 수축을 촉진하여 조기 진통을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실제로 오르가즘이 일어나면 일정 시간 자궁이 수축하고 통증 같은 느낌이 순간적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일상적인 생리 반응에 가깝고, 임신부의 몸이 건강한 상태라면 이러한 자궁 수축이 길고 강한 진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앞서 언급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Salehi 외, 2021)에 따르면 정상 범주 내에서 발생하는 오르가즘이 조산이나 조기 진통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인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오르가즘을 통해 엔도르핀 등 긍정적 호르몬이 분비되어 임신부의 심신 안정을 돕는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이미 자궁 경부 무력증이 있거나 의료진이 자궁을 자극하지 말라고 권고한 경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5. 콘돔을 사용해야 하나요?

임신 중에도 성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며, 심하면 태아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매독이나 임질 등의 감염은 양수 감염태아 감염조산유산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관계 시 콘돔을 사용하는 것은 산모와 아기 모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예방책입니다.

파트너 간에 임신 전부터 상호 성병 검사가 완전히 이뤄지고, 서로 감염 위험이 없는 상태임을 확실히 안다면 콘돔 없이 관계를 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기본 수칙입니다. 특히 복수 파트너나 확실치 않은 성병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콘돔을 사용하여 임산부와 태아를 보호해야 합니다.


6. 임신은 성에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임신 기간 동안 호르몬과 신체 구조가 변함에 따라 성욕, 성감도, 심리적 상태 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임신부가 느끼는 생리·심리적 변화를 3단계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임신 첫 3개월
    이 시기에는 입덧, 피로, 호르몬 변화 등으로 임신부가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와 달리 성행위에 대한 욕구가 현저히 떨어지고, 감정 기복이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배 크기는 아직 크게 변하지 않았더라도, “임신이 잘 유지될까?”라는 불안감으로 인해 성관계 자체를 꺼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 임신 두 번째 3개월
    보통 4~6개월 차에는 입덧 증상이 완화되고 몸이 어느 정도 임신 상태에 적응하면서,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안정됩니다. 또 생식기 주변 혈류량이 증가하고, 질 분비물도 풍부해져서 성감도가 높아지기도 합니다. 일부 여성은 이전보다 성욕이 오히려 상승해 파트너와의 관계가 더 활발해진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 임신 마지막 3개월
    임신 후반기(7~9개월 차)에 들어서면 배가 눈에 띄게 커지고 체중도 많이 늘어나 몸이 무거워집니다. 자연스럽게 성관계 동작이나 자세가 불편해지고, “이러다 태아가 다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도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부부가 가능한 ‘안전한 자세’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너무 격렬한 동작이나 복부에 압박이 심한 자세는 피해야 합니다.

실제 임신 중 성행위에 대한 여성들의 심리·생리적 변화는 개인차가 매우 큽니다. 앞서 언급한 2023년 BMC Pregnancy and Childbirth 논문(Yin 외)에서도, 임신 중 성욕 변화가 한 개인 안에서도 시기에 따라 크게 변동될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임신으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와 피로가 늘어나면 성욕이 크게 줄어들 수도 있지만, 반대로 어떤 시기에는 오히려 성적 욕구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처럼 임신부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파트너는 아내의 신체적·정서적 변화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감과 소통, 그리고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상황을 공유한다면 임신 중 성생활 또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7. 임신 중에 구강 성교를 할 수 있습니까?

입덧이 완화되었거나 신체적으로 무리가 없는 상태라면, 임신 중에 오럴 섹스(구강 성교)를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몇 가지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1. 음기로 공기를 불어넣지 않기
    임신부의 질 안으로 공기가 강제로 주입되면 극히 드물지만 공기 색전증이라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공기가 혈관을 막아버려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가벼운 구강 자극은 가능하더라도 공기를 강압적으로 불어넣는 행위는 삼가야 합니다.
  2. 구강 헤르페스(입술 포진) 주의
    파트너가 구강 헤르페스를 갖고 있다면 오럴 섹스를 통해 바이러스가 임신부에게 옮아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임신부에게 생식기 헤르페스를 유발해 태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파트너가 헤르페스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치료 후에 진행해야 합니다.

8. 임신 중 성관계 시 어떤 자세가 안전할까요?

임신 후반기에는 복부가 커져서 전통적인 체위가 불편하거나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자세가 상대적으로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옆으로 누워서 하는 ‘숟가락 체위’
    임신부가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배우자가 뒤에서 접근하는 자세입니다. 이때 임신부의 복부는 상대적으로 압박에서 자유롭고, 자궁에 큰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 여성이 위에 올라가는 체위
    임신부가 위에 앉거나 올라가는 자세는 비교적 임신 전 기간에 걸쳐 적용이 가능하며, 음경이 질 내부에 들어가는 깊이나 각도를 임신부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편안함을 주는 편입니다.

물론 체위 선택에 정답은 없고, 임신부의 편안함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입덧이 심하거나 체력이 떨어지는 임신부라면 “굳이 성관계를 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럴 때는 서로 대화를 통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애정 표현을 하거나,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잠시 휴식 기간을 가지는 것도 방법입니다.


9. 임신 중 성관계 후 주의할 점과 이상 징후

성관계를 마친 뒤에 임신부가 하복부 통증, 질 출혈, 양수 파열 의심 증상(물 같은 분비물 과다), 현기증, 갑작스러운 자궁 수축 등의 이상 반응을 느낀다면 즉시 의료기관에 문의하거나 내원해야 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병력이 있는 임신부는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 조산·유산을 경험한 이력이 여러 번 있는 경우
  • 자간전증(임신중독증)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고혈압, 단백뇨, 심한 부종 등
  • 다태 임신(쌍둥이·세쌍둥이 등)으로 자궁 부담이 매우 큰 경우
  • 자궁경부가 짧고 쉽게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경우(경부무력증 등)

전문가들은 “임신부가 성관계 후 예민해진 자궁으로 인해 일시적 통증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심하거나 출혈이 동반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0. 성병 예방과 안전한 임신 유지

임신 전·후 또는 임신 도중에도 성병 검진은 매우 중요합니다. 파트너 혹은 임신부 본인이 감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가급적 빨리 검사하고, 필요한 경우 콘돔 사용이나 일시적 성적 접촉 자제를 통해 추가 전파나 감염 위험을 막아야 합니다. 만약 파트너가 성병에 감염되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무방비하게 성관계를 하면, 임신부와 태아 모두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예컨대 HIV 감염의 경우 산모가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태아로의 전파 위험이 존재하며, 매독이나 임질, 헤르페스 역시 산모와 태아 건강에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임신 계획 시점부터 산부인과 검진과 함께 성병 검사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11. 임신 중 필수 예방접종과 성생활

임신부가 안정적으로 임신을 유지하면서 성생활을 하는 데 있어, 예방접종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여러 국제 산부인과 가이드라인에서는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인플루엔자 등의 백신 접종을 권장합니다. 이는 임신부가 감염병에 걸릴 위험을 줄이고 태아도 함께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만약 예방접종을 제대로 받지 않은 상태에서 전염성이 강한 감염병에 노출되면, 성관계 여부와 무관하게 임신부나 태아 모두 심각한 합병증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부는 계획 임신 단계부터 예방접종 스케줄을 체크하고, 임신 중이라도 권장되는 백신이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접종 일정을 조율해야 합니다.


12. 배우자와의 소통 및 심리적 지지

임신 중 성생활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핵심 요소는 파트너 간의 소통과 협력입니다. 임신부는 호르몬 급변, 체중 증가, 체형 변화 등으로 인해 스스로도 낯선 감정을 느끼게 되며, 성욕이나 성감도가 예전과 달라지는 것을 당혹스럽게 여길 수 있습니다. 파트너 역시 임신부와 태아에게 무리를 줄까 두려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거나, 때로는 임신부의 감정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적극적으로 감정 표현하기: 임신부 스스로 “오늘은 몸이 피곤해서 무리하기 힘들다”거나 “이 시기에는 이런 식의 애정 표현이 더 편하다”는 식으로 솔직하게 말하면, 파트너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 파트너의 협조와 배려: 파트너는 임신부의 컨디션을 우선 고려하고, 혹시 모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무리한 체위를 요구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정신적 지지”가 중요한 시기인 만큼,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편안하게 대화를 이끌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의료진과의 상담: 만약 성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할지, 어느 시점부터는 자제해야 하는지 애매하다면, 산부인과 검진 시에 담당 의사에게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실제로 2023년에 발표된 중국의 횡단 연구(Yin 외)에서도 임신 중 성욕 감소를 겪는 많은 여성들이 파트너의 지지와 대화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고, 부부 사이의 긴장도 완화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13. 임신 후반기, 성관계 전 점검사항

임신 후반기(7~9개월 차)에는 자궁이 크게 확장되어 복부가 무거워지기 때문에 성관계 전 몇 가지 사항을 미리 체크해두면 안전에 도움이 됩니다.

  • 자세 선택: 복부 압박을 최소화하기 위해 옆으로 눕는 체위나 여성이 위에 올라가는 체위 등을 시도합니다.
  • 체력 소모: 배가 무거우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장시간의 성관계보다는 짧고 편안하게 즐기는 편이 좋습니다.
  • 통증, 불편감: 성관계 도중 혹은 후에 복통이나 질 출혈 등이 있으면 즉시 그만두고 상태를 관찰한 뒤, 필요 시 병원에 연락합니다.
  • 부드러운 전희: 임신 중에는 생식기 주변 혈류량이 증가해 평소보다 민감해질 수 있으므로, 급하고 격렬한 자극보다는 부드러운 터치로 충분한 전희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14. 임신 중 성관계가 가지는 긍정적 측면

건강한 임신부가 무리 없는 범위에서 성생활을 하면, 부부 관계의 친밀감이 유지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리적 안정을 얻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오르가즘 시에 분비되는 옥시토신이나 엔도르핀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기분을 좋게 해주며, 이러한 호르몬은 임신부와 태아 모두에게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이점 중 하나는 임신 중 부부간에 더 깊은 스킨십과 교감을 나누게 된다는 점입니다. 성행위의 빈도가 줄더라도, 예를 들어 태아에게 안전한 방식으로 서로를 안아주거나 마사지해주는 과정에서 임신부가 심적 안정과 정서적 지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출산 후 육아를 함께 시작하는 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됩니다.


15. 출산 후 성생활을 고려하는 자세

임신 중 성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준비가 된 부부라면, 출산 이후에도 원활하게 성생활을 재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됩니다. 물론 출산 직후에는 산모의 회복 상태에 따라 일정 기간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임신 중에도 꾸준히 파트너와 소통하며 서로의 신체적·심리적 변화를 공유했던 부부는 출산 후에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성생활에 적응할 수 있습니다.


16. 임신 중 성생활과 실제 임상사례

실제 산부인과 진료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보고됩니다.

  • 사례 A: 과거 2번의 유산 경험이 있는 35세 임신부가, 임신 초기에 성관계를 망설이다가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 후 주 1~2회 가벼운 스킨십과 체위 변경을 통해 문제가 없음을 확인. 결과적으로 임신 중기에는 부부관계에 대한 불안이 크게 해소되어 정서적 안정 상태를 유지함.
  • 사례 B: 쌍둥이 임신으로 배가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고,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졌다고 진단받은 30세 임신부가 7개월 차부터 성관계를 전면 중단한 경우. 의료진이 “자궁에 무리가 갈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이후 조산 방지를 위해 병원 관리 하에 지내다 만삭까지 무사히 도달.
  • 사례 C: 임신 8개월 차인데도 성욕이 강해진 여성 환자가 잦은 성관계로 출혈이 발생해 불안감을 느껴 내원. 검사 결과 태아 상태는 정상이었으나, 격렬한 동작으로 인해 자궁경부 주변이 자극받은 것으로 추정되어 의료진이 “체위를 바꾸고 자극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 이후 자세를 조정하며 무사히 출산을 맞음.

이 같은 사례들은 모든 임신부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지만, 적절한 상황 판단과 전문가 조언이 뒷받침된다면 대체로 임신 중 성행위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17. 임신 중 성생활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

최근 4년간 발표된 주요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정상 임신을 하는 여성이라면 성생활을 지속해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는 결론이 우세합니다. 다만 기저 질환고위험 임신과거 유산·조산 병력자궁경부 무력증전치 태반성병 감염 가능성 등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앞서 소개한 2022년 BMC Pregnancy and Childbirth의 검토연구(Keyes 외)는 임신 중 여성의 성기능을 평가하는 다양한 도구(설문지, 인터뷰, 영상검사 등)와 그에 따른 임신 결과들을 폭넓게 분석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임신 전 성기능 상태가 좋았던 여성의 상당수가 임신 중 일시적으로 성욕이 감소했지만, 전반적인 임신 과정이나 분만 결과와는 큰 상관성이 없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오히려 파트너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성욕 변화를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성생활을 이어간 여성들에게서 ‘임신 중 정서적 안정감’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2023년에 발표된 중국 측 연구(Yin 외)에서도 사회적 지지(배우자, 가족의 협력)가 충분할수록 임신부의 성욕 감소 폭이 적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문화권이 다르더라도 임신부가 느끼는 심리적 지지가 성욕과 성적 만족도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18. 전문가가 제안하는 임신 중 성생활 팁

의료진과 연구자들이 공통적으로 제안하는 임신 중 성생활 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치의와 정기적으로 소통: 내원 시 산부인과 의사에게 임신부의 현재 몸 상태, 성관계에 대한 고민을 솔직히 털어놓고 조언을 구합니다.
  • 안전한 체위와 무리 없는 리듬: 배를 과도하게 압박하지 않는 자세를 선택하고, 성행위가 장시간 지속되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 적절한 윤활과 충분한 전희: 질 분비물이 충분하지 않거나 통증을 느낀다면 윤활제를 사용해 마찰 자극을 줄이고, 전희를 길게 가져가 성적 긴장을 완화합니다.
  • 콘돔 사용: 성병 감염 위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콘돔을 사용하며, 만약 파트너가 감염 우려가 있는 경우 성생활을 잠시 중단합니다.
  • 자기 감각에 집중: 임신부 본인이 불안하거나 몸이 피곤하다면, 굳이 억지로 성관계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의 신체가 보내는 신호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19. 임신 중 성생활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임신부는 성관계를 하면 유산한다?”
    앞서 설명했듯 유산 대부분은 태아 염색체 이상이나 자궁 환경의 선천적 문제 때문으로, 정상 범위 내 성관계가 직접 유산 원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 “오르가즘은 위험하다?”
    건강한 임신부라면 오르가즘으로 인해 조산이 발생한다는 근거는 부족합니다. 다만 자궁경부가 약한 경우 주의를 요합니다.
  • “임신 중에는 구강 성교가 안 된다?”
    공기를 강제로 불어넣지 않고, 구강 헤르페스 감염이 없는 상태라면 구강 성교도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마지막 달에는 절대 성관계를 하면 안 된다?”
    임신 후기에도 몸 상태가 양호하고 의사가 특별히 금기하지 않았다면, 조심스럽게 체위를 조정해 성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온라인상에 떠도는 여러 루머나 미확인 정보 때문에 불필요한 불안을 키우기보다는, 과학적 근거와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임신 중 성생활에 대한 참고사항 및 권장 지침

  • 임신 중 성관계는 대부분의 정상 임신부에게 위험하지 않지만, 고위험 요인이 있으면 조심해야 합니다.
  • 임신 중 성병 예방은 매우 중요하므로, 파트너가 확실히 건강 검진을 받지 않았다면 콘돔 사용을 권장합니다.
  • 호르몬 변동, 체형 변화 등으로 성욕이 줄거나 신체적 불편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 무리하거나 통증을 억지로 참으면서 성관계를 지속하지 말고,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의료진과 즉시 상담하십시오.

맺음말 (중요 안내 및 권장 사항)

임신 중 성생활은 적절한 이해와 배려가 뒤따를 때 오히려 부부 사이의 유대감을 높여 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결정은 궁극적으로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우선시해야 하며, 다음과 같은 점을 꼭 기억하세요.

  • 모든 정보는 참고용입니다. 실제 상황에서 의학적 판단과 처방은 각 개인의 임신 상태, 병력, 생활 습관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임신 전반 혹은 임신 중 성생활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거나 불안하다면 반드시 담당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개별적으로 맞춤형 조언을 구하십시오.

이 글에서 제시된 내용과 함께, 학계의 최신 연구 동향과 전문가 조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임신부와 배우자 모두가 편안하고 즐거운 임신 기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참고 문헌

  1. Keyes M, Chadwick L, Jahan N (2022) “Sexual function during pregnancy: a scoping review of measurement tools and maternal outcomes”, BMC Pregnancy and Childbirth, 22(1), p.266. doi:10.1186/s12884-022-04603-8
  2. Salehi S, Alizadeh L, Jafarzadeh Esfahani R, Golmakani N (2021) “The correlation of sexual intercourse during pregnancy with preterm labor: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European Journal of Obstetrics & Gynecology and Reproductive Biology, 264, 82–89. doi:10.1016/j.ejogrb.2021.07.022
  3. Yin L, Chen S, Li J, Guo X (2023) “Factors influencing sexual function among pregnant women: a cross-sectional study in southwestern China”, BMC Pregnancy and Childbirth, 23(1), p.24. doi:10.1186/s12884-022-05256-x

(이 기사는 대중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의학적 조언이나 진단을 대신할 수 없으며, 특히 고위험 임신이나 기저 질환을 가진 임산부는 반드시 전문의에게 상담받으셔야 합니다.)